여름철에 과일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집 안에 단 몇 시간 만이라도 방치하는 순간, 그 과일이나 음식물 쓰레기에 초파리가 귀신같이 달라붙는 걸 볼 수 있다.
보통 음식 찌꺼기를 매개로 번식하지만, 당과 산을 포함한 것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이 무조건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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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처럼 살짝 맛이 간 음식물, 맥주나 와인을 환장하듯 좋아한다. 게다가 웬만한 방충망은 그냥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덩치도 작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선 집안에 진입하는 걸 막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번데기는 참깨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닮아 초파리의 한살이를 집에서 본 사람이라면 참깨가 들어간 음식을 먹다가 흠칫한 적도 많을 것이다.
사람이 먹는 음식도 노리고, 아무 장소나 돌아다니다 보니까 초파리가 안 나타나는 데가 없다. 잠깐 방심하는 사이 초파리가 음식에 들어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주방은 초파리 천국. 게다가 조용한 새벽에 들으면 날아다니는 소리가 모기에 버금갈 정도로 거슬리기 때문에 잠을 설치게 만들며, 심하면 하품하는 도중에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같은 곤충을 키운다면, 곤충용 젤리를 노리고 사육장에 침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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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금만 방심해도 오만 곳에 나타나기 때문에, 오늘도 자취생들은 초파리를 보면서 '사실 초파리는 자연발생하는 게 아닐까'하고 의심하곤 한다.
그리고 초파리는 작고 검은 색이라서 숫자에 비해서는 눈에 잘 안 띄는 편이지만 구더기는 그야말로 끔찍하다. 하얀 실지렁이 같은 게 음식물을 뒤덮고 꿈틀거리는데 웬만큼 담대한 사람도 악 소리가 나오는 광경이다.
번데기 역시 만만찮은데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은 물론 일반 쓰레기통이나 쓰레기봉투 주변[3]등에 단체로 번데기 까기를 시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벽에 바글바글 매달린 번데기들을 보면 구더기와는 다른 의미로 충격과 공포.
모기 비슷한 앵앵거리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 소리가 들린다면 모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귀에 가까이 있을 때 들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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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는 박멸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초파리 특유의 침투력과 왕성한 번식력 때문.[4] 그리고 일단 발생했다면 완전히 뿌리뽑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눈에 보이는 초파리를 다 잡는다 해도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처리하지 못했을 때 재발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여러 방법을 통해 1세대 초파리 성충을 모두 잡는다고 해도 사람이 모르는 곳에 까놓은 알과 애벌레, 번데기까지는 어쩔 수 없다.
알에서 초파리가 될 때까지의 기간이 2주 내외, 번데기에서 초파리가 될 때까지의 기간이 1주 내외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충 박멸 후 최대 2주까지는 초파리가 얼마든지 다시 번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5] 결국 장기적인 과정이고, 시간과의 싸움이다.
일단 외부 침입을 막아야 한다. 초파리의 크기는 2~3mm이므로 일반적인 방충망은 그냥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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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후각이 극도로 뛰어나서 일반적인 통에 들어있는 먹이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즉, 박멸에 앞서 외부 침입을 막지 않으면, 온 동네 초파리를 다 불러들여서 죽이려고 드는 수고를 하게 되는 수가 있다.
다만 상당수의 철제 방충망은 초파리가 드나들 정도의 틈이 되고 창문 밑의 물구멍으로도 기어 들어올 수 있으니 초파리 차단용 미세 방충망과 물구멍 방충망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싱크대 배수구나 바닥에 연결된 배수 호스의 결합 지점이 파손되었거나 헐겁지는 않은지, 화장실 배수구 쪽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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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싱크대 배수구는 평소 뚜껑을 닫아 놓거나, 촘촘한 거름망을 사용하거나 하여 초파리가 침투할 만한 틈을 최대한 막는 것이 좋다.
초파리를 끌어 모으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집 안의 모든 음식물, 혹은 초파리가 섭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빨리 버리거나 처리하는 것이 좋다.
재수가 엄청 좋지 않는 한은 아무리 덫을 놓더라도 초파리가 한 쌍 이상은 생존해 날아다니기 마련이고, 이럴 때 어디서든 다시 번식할 수 있다.
게다가 초파리는 조그만해서 숨을 곳도 많기 때문에 더 문제다. 과일이나 기타 음식물을 먹고 남긴 자투리나 포장지, 쓰레기통, 분리수거통,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는 싱크대 배수구 등을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6]
특히 밖에서 구입해 온 과일이나 채소를 냉장고 바깥에 오랫동안 방치하는 건, 초파리의 번식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초파리는 과일이나 양념 등에서 발생하는 새콤달콤한 냄새에 굉장히 잘 꼬인다.
밖에서 과일을 구입해 오면, 일단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과일 세척용으로 허가된 1종 주방세제를 활용해서 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과일 껍질에는 초파리의 알이나 애벌레, 혹은 번데기가 많이 붙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씻은 과일은 바깥에 놔두지 말고, 바로 냉장고에 넣거나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그래야 과일 향기를 맡고 날아온 초파리들의 추가적인 산란이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단순 덫: (덫 종류는 집 바깥에 있던 초파리를 집 내부로 끌어들인다.) 그냥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의 통에 미끼를 넣어 초파리가 모이도록 하는 덫.
페트병의 윗동을 잘라 입구를 뒤집어서 끼워넣고 그 안에 매실청이나 과일 조각, 막걸리, 맥주, 과일청 등 초파리가 좋아할 만한 미끼를 넣어두는 식으로 만든다.[7] 또는 다른 어떤 방법으로든 안에서 나가기만 어렵게 만들어 두면 된다.[8]
나가기가 쉬우면 그 안에서 오히려 초파리가 더 증식한 뒤 밖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 초등학생 때 과학 실험으로 한 번쯤 만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을 되살려보자 적당히 모였다 싶으면 에프킬라를 분사해 주거나 액체라면 흔들어 빠뜨리는 식으로 죽이면 된다.
이 별도로 초파리를 죽이는 단계와 잘못하면 번식장이 될 수 있는 위험부담 때문에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 덫. 포충기 옆에 같이 놓고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계면활성제 덫: 초파리가 계면활성제에 닿으면 그대로 익사한다는 특징을 살려 계면활성제를 넣은 유인액으로 유도해 빠뜨려 죽이는 덫.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각종 초파리 덫 중 가장 대중화되었고 효과도 좋다.
종이컵이나 페트병 등을 활용하여, 들어가기 쉽고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의 덫을 만들어서 유인액을 넣거나, 유인액을 넣은 작은 그릇이나 종지에 단단히 랩을 씌워 구멍을 몇 개 뚫으면 된다.
유인액으로는 새콤달콤한 냄새를 발생시키는 물질을 쓰며, 계면활성제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주방세제를 넣으면 된다.[9] 가장 흔한 유인액 제조는 물, 설탕, 식초를 대략 1:1:1쯤 섞고 주방세제를 약간 더하는 것. 매실청은 신 향기와 단 향기 둘 다 내므로 설탕과 식초를 대체할 수 있다.
발효하는 물질을 좋아하는 초파리의 습성을 활용하기 위해 유인액에 에탄올을 약간 첨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10] 김 빠진 맥주+설탕+주방세제 조합도 나쁘지 않다. 보통 설치 후 2~3일이 지나 내용물이 발효되기 시작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발생한다.[11]
다이소 등에서 이 덫을 팔긴 하나, 동봉된 유인액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다이소 초파리 트랩"보다 "다이소 초파리 끈끈이 트랩"이 더 효과가 좋다. 다이소 초파리 끈끈이 트랩에 매실액을 추가로 넣어서 설치 해두면 효과가 아주 좋다. ) 통 자체는 초파리가 들어가기는 쉽되 못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통만 쓰고, 유인액만 별도로 만들어 넣으면 + 그리고 끈끈이 트랩을 옆에 놔두면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외부 유입경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냄새를 맡고 초파리들이 외부에서 더 꼬일 수 있는 부분이 단점이다. 포충기 옆에 같이 놓고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간장 덫: 종지에 간장[12]을 담고 랩으로 덮어 씌운 뒤 구멍 몇 개를 뚫어주면 된다. 다음 날 자고 일어나면 간장에 빠져 익사한 초파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계면활성제 덫과 구조상 동일한 방법이다. 포충기 옆에 같이 놓고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간장만 단독으로 쓸 수도 있지만 식초나 청, 주방세제 등을 혼합해서 쓰는 법도 있다.
끈끈이 덫: 고전적인 끈끈이식 덫. 다이소에서 초파리 전용 끈끈이를 팔긴 하는데, 그냥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파리용 끈끈이나 바퀴벌레용 끈끈이도 쓸 수 있다.
과일 껍질이나 계면활성제 덫의 유인액 등 적당한 미끼를 두고 거기에 끈끈이를 설치하면 된다. 미끼 없이 초파리의 활동 공간에 끈끈이만 설치할 수도 있다.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과, 미끼가 함께 설치된 때에는 외부 침입 대책이 잘 되어 있지 않다면 더 많은 외부 초파리를 유인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미끼 없이 끈끈이만 설치된 때에는 아무래도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 포충기 옆에 같이 놓고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살충제: 초파리 전용 살충제가 시중에 나와 있다. 쓰레기통, 혹은 음식물 쓰레기통의 내부나 그 주변에 미리 뿌려 놓으면 살충과 함께 예방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파리/모기용 살충제는 초파리에게 잘 안 듣는 경우가 많다. 에프킬라나 홈키파 등의 일반적인 살충제는, 공기 중으로 흩뿌릴 때 몸집이 작은 초파리가 어디 틈 사이에 숨거나 재빨리 도망가는 때가 많아 접촉률이 줄어들어 살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히 맞춰서 직사하면 초파리도 얼마든지 잘 죽는다.[13]
살충제와 분사형 다목적 세정제: 날아다니는 성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물량보충을 시전할 초파리가 될 번데기나 알을 까놓은 곳[14]을 처리할 때 쓴다.[15] 둘 다 알이나 번데기가 버티기에는 강력한 독극물인데다 벽면이나 바닥 같은 곳에 애써 들러붙어있던 번데기와 알들이 접착력을 잃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지는 몰골을 볼 수 있다.
다 처리한 후 알이나 번데기가 붙어있었던 부분을 최대한 꼼꼼하게 닦아내 일말의 알과 번데기도 남기지 않도록 하고[16] 그 주변에 세정제나 살충제를 한 번 더 뿌려줘서 독성으로 초파리의 접근을 막아주는 방법을 쓴다.
비슷하게 하수구에 세정제나 박테리아 살균제 등을 넣고 뜨거운 물 등을 함께 뿌려줘서 거기 있을 알이나 번데기들을 다 죽여버리는 방법도 있다.
전기 파리채: 초파리가 날아가는 비행 궤적에 맞춰서 전기 파리채를 들어올리고 작동시키면 걸려든 초파리가 전기 스파크에 튀겨진다. 파리목 곤충 중에서는 가장 작기 때문에 띠틈 역시 가장 잘 열려 전기에 직격당하고도 안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성충 위주로 잡히는 것에 그치는 데다, 계속 켜 두거나 고정해 두기도 힘들기 때문에, 다른 퇴치법과 더불어 보조적인 수단으로 해볼 만은 하나,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비추천. 특히 전기망이 큼직한 파리채는 작은 초파리가 틈새를 통과해 버리기도 한다.
진공 청소기: 끝부분을 빼고 초파리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면 된다. 다만, 이것도 잠깐동안 해서는 효과가 미비할 수 있는데, 청소기를 껐을 때 아직 죽지 않은 초파리들이 다시 청소기 입구를 통해 도망갈 수가 있다.
최악의 경우 먼지통 안에서 번식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반 청소기에 비해 흡입력이 약한 사이클론형 청소기가 초파리 사냥에는 더 도움이 된다. 빨아들인 초파리가 먼지봉투 안에서 생존이 가능한 일반 청소기와 달리, 사이클론형 청소기에서는 통 내부의 풍압을 이기지 못하고 초파리의 몸이 으스러지기 때문.(대신 투명한 통으로 되어 있는 경우, 으스러진 초파리의 몸체 일부가 벽에 달라붙어 있는 광경을 보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포충 램프: 날벌레가 밝은 빛을 좋아하여 모여드는 성질을 이용한 조명 기구. 초파리는 빛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포충등으로느 잘 유인되지 않으므로, 포충 램프에 모여드느 곤충은 파리, 나방, 깔따구 등 주광성 곤충들과 달리 포충 램프로는 퇴기가 어렵다.
퐁퐁이나 바디워시 등으로 거품을 만들어 내어 손에 묻힌 다음, 주변에 초파리가 날아다닐 때 손을 휘두르기만 하면 거품이 끈끈이 역할을 하여 쉽게 잡아들일 수도 있다. 만약 벌레를 정말로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거품을 많이 만들어내 손에 담은 뒤에 거품으로 초파리를 찍기만 해도 계면활성제 덕분에 붙잡을 수가 있다. 이 역시 일시적인 임기응변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방충용 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바질, 계피 등 일부 허브향[17]을 초파리가 싫어하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초파리가 자주 몰려다닐만한 부근에 초파리가 싫어하는 허브향을 발산하는 식물을 놓거나 그런 향이 나는 방향제, 혹은 대다수의 곤충들은 다 피해가는 모기향 등을 이용하는 방법.
다만 향이 미치는 구역까지만 효과를 줄 수 있어서 완전 박멸이나 완전 예방은 어렵고[18] 예방에 있어서 보조제 정도의 수준으로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