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사건 보고서’논란
경찰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장문의 보고서 형태로 작성해 온라인에 유포한 작성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한강 사건 보고서’란 제목으로 온라인에 유포된 123쪽짜리 글에 대해 “수사에 참고할 만한 게 있나 해서 읽어봤더니 전혀 수사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며 “작성자가 (보고서에서 내용에 대해) 본인 책임이라고 분명히 했다. 위법 사항을 검토하는 대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손씨의 친구 A씨 등에 대한 명예훼손 등 위법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작성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4일 한 온라인 카페에 ‘NSI(네티즌 수사대의 준말)& 고 한강 사건 보고서’가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을 1978년생이라 밝히며 패션 분야에서 24년, 초중고 학원 강사로 15년, 건축 건물 관리 분야에서 20년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는 손씨가 실종되기 전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은 대부분 객관적인 근거가 부실한 사견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작성자는 A씨의 신발 상태와 바지 이염 상태를 보면 “A씨가 최소 허벅지까지 물에 꽤 깊숙이 들어간 것이 증명된다”고 주장했다. 또 손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실종 당일 영상에 등장하는 ‘골든’이라는 단어가 과거 JYP 소속 가수 지소울의 최근 활동명이라는 경찰 조사에 대해서도 초·중·고 아이들을 20년 이상 가르친 본인의 경력에 비춰 볼 때 “손군 또래 학생 중 지소울을 골든이라 부르는 경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는 A씨가 손씨에 대한 열등감을 품고 약물로 살해했다는 등 전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여럿 담겼다. 작성자는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가 ‘공범’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