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현장 취재를 하던 중에 익숙한 사진이 걸린 부스를 발견했다. 2002년 월드컵 스타였던 축구선수 안정환씨의 사진을 내건 부스는 <치킨선수>라는 치킨 브랜드였다. 안정환씨가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예비창업자들도 많은 관심을 갖는 바람에 부스는 북새통이었다.
<치킨선수> 부스는 온통 안정환으로 도배를 했다. 안정환씨의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선수 안정환이 올바르고 건강한 치킨으로 <치킨선수>를 만들었습니다.”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띄었다. 공식 브랜드명은 <치킨선수>인데 ‘안정환 치킨선수’라는 식으로 표현해 마치 안정환씨가 주인인 것처럼 해놓았다. 심지어 박람회 마지막 날인 9일(토) 오후 1시에는 부스에서 안정환씨의 팬 사인회를 연다는 안내 광고판까지 내걸었다. 부스의 광고 선전물만 보면 안정환씨가 만든 브랜드인 것처럼 보였다.
기자는 안정환씨가 단순한 모델인지 아니면 실제 사업에 투자했는지 궁금해서 안내하는 직원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안내하는 직원은 “공동대표”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홍보맨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자 박근형씨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유명스타라고 치킨 사업이 잘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또 한 명의 스포츠 스타가 펼치는 음식 사업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취지의 기사를 작성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를 확인했다. 그런데 대표자 이름에 안정환씨의 이름이 없었다. <치킨선수>의 대표자는 김치헌씨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본사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했다. 본사 직원은 “안정환씨는 저희 회사 광고모델입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왜 창업박람회 안내 직원은 공동대표라고 하느냐”니까 “박람회장의 안내 직원은 저희 회사 직원이 아니고 용역회사의 직원들이라서 잘못 알고 그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자는 “이렇게 하면 허위광고로 큰일 납니다. 빨리 바로잡도록 하세요.”라고 지적해 주었다.
허탈했다. 이래서 ‘프랜차이즈 사업 하는 사람들은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유명인사를 공동대표니 홍보이사니 하면서 전면에 내세워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하는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명백한 허위·과대광고에 해당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런 얄팍한 상술을 부리는 데는 예비창업자들의 책임도 없지 않다.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 등 사업의 본질을 따지지 않고 이른바 ‘얼굴마담’의 인기 덕분에 쉽게 장사를 해보고자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가맹본부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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